이종근 책임 연구원, 정재훈 선임 연구원(LG경제연구원)
- 웨어러블 기기 시장의 차별적 특징
- 대기업 vs 스타트업! 초기 시장을 형성하는 상반된 분위기
- 미래 패션 시나리오 – 필수기능 담은 멋진 디자인으로!
얼마 전 구글이 웨어러블(Wearable) 기기 전용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웨어(Android Wear)를 발표하고, 애플이 자사의 스마트 워치인 ‘아이워치’(iWatch) 판매를 본격화 한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향후 몇 년 간 폭발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하는데요.
소위 말하는 웨어러블 시대의 서막이 올라간 것일까요? 확실한 것은 특별히 IT에 관심이 없는 일반 대중들에게도 스마트 워치, 구글 글래스 같은 제품들이 더 이상 생소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안고 있는 웨어러블 시장! 여러 기업들이 경쟁에 뛰어드는 이 때, 시장에서의 차별화를 가능하게 할 성공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전문가들은 바로 패션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용자 개개인의 개성에 맞게 수많은 패션 아이템이 존재하는 것처럼, 웨어러블도 셀 수 없이 다양한 아이템과 스타일로 분화할 것이라고 예측됩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기존 모바일 기기와 달리 정형화된 폼팩터(Form Factor)가 없고, 항상 외부에 드러내놓는 제품이라는 점 때문이죠.
*폼팩터 (Form Factor): 디자인 및 구성을 포함한 제품의 형태를 의미함
이 때문에 웨어러블은 오버스펙 보다 ‘Function with Style’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어 소품종, 대량생산 위주인 거대 IT기업보다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들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소수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모바일 기기 시장과는 다른 형태의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꾸준히 들려오고 있는데요.
오늘 LG디스플레이 블로그에서는 웨어러블 기기와 패션의 융합이 불가피한 이유와 그 전망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스마트폰, 태블릿 시장과는 어떤 차이가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시장이 전개되어 나갈지 지금부터 함께 알아볼까요?
기존의 틀을 벗어난 상품기획이 핵심
기존의 스마트폰, 태블릿은 소위 DOP(Display Only Product)라는 정형화된 폼팩터(Form Factor)로 제작된 기기입니다. 물론, 화면의 크기, 가로/세로 비율, 버튼의 위치, 베젤(Bezel) 모양 등 디자인 차별화를 위한 일부 요소는 제조사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직사각형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네모난 기기라는 측면에서는 브랜드 간 큰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죠.
즉, 기존 모바일 기기는 제품 형태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어느 정도 정해진 틀(Form Factor) 내에서 조금 더 디자인을 예쁘게 하고 그립(Grip)감을 향상시키는 등 부분적인 개선이 조금씩 진행되어 왔습니다.
반면, 웨어러블 기기는 기존 모바일 기기와는 완전히 다른 제품 카테고리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웨어러블’이라는 말 그대로 몸에 착용할 수 있는 모든 형태 및 디자인이 폼팩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손목에 차는 기기만 보더라도 작은 디스플레이가 있는 시계 형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를 이용하여 손목 전체를 휘감는 형태, 디스플레이가 없고 LED 조명만 있는 밴드 형태, 아무런 출력방식 없이 센서(Sensor)만 있는 밴드 형태 등 다양한 폼팩터가 가능합니다. 웨어러블 기기가 손목 외에도 온 몸에 걸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정말 다양한 폼팩터가 가능하겠죠?
소품종, 대량생산의 한계와 다양한 개성표현이 중요!
사용자 관점에서 웨어러블 기기를 기존 모바일 기기와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외부에 드러내 놓고 다닌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스마트폰은 보통 주머니나 가방에 넣고 다니기 때문에 입고 있는 옷, 착용한 액세서리에 구애 받지 않지만 항상 드러내놓고 다니는 웨어러블 기기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같은 기능을 제공하더라도 그 날의 옷 차림, 기분에 따라 다른 것을 착용하고 싶지 않을까요? 웨어러블 기기는 이러한 사용자들의 감정이나 느낌까지 치밀하게 고려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는 사용자 개개인이 하나 이상의 스마트 워치를 가질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한데요. 정장을 입었을 때에는 클래식한 분위기의 스마트 워치를 차고, 운동할 때에는 밴드 타입을, 캐주얼한 의상에는 밝은 계통의 워치를 더 선호할 것입니다. 이러한 기기들이 개인의 개성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면 더욱 그럴 것이고요.
이러한 이유로 웨어러블 시장은 소수의 기업이 시장을 독식하는 형태와 다른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존 모바일 기기처럼 ‘소품종, 대량생산’을 한다면 사용자 개개인의 다양한 개성, 취향을 충족시키기 어려울 테니까요. 의류 시장을 예로 들면 이해가 더 쉬울 것 같은데요. 세상에는 수많은 의류 생산기업이 있고, 개별 기업에서도 생산하는 제품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죠. 이처럼 웨어러블 기기 시장도 수많은 형태의 기기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버스펙’보다 ‘Function with Style’이 핵심!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웨어러블 기기에서 중복적으로 이용하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공급자들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있는데요. 바로 소비자들이 더 많은 기능, 더 높은 스펙을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사용자들은 공급자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오히려 예쁘고 멋진 시계, 안경, 반지를 우선적으로 원하고 여기에 꼭 필요한 추가 기능, 예를 들어 헬스케어 측정 센서가 추가되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가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능적인 측면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스타일’이라는 기본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완성도 높은 ‘기능’을 하나씩 추가하는 것이 핵심일 수 있습니다. 꼭 필요한 기능만 탑재함으로써 현재 웨어러블 기기가 고민하고 있는 배터리, 무게 등의 이슈도 쉽게 해결될 수 있을 지 모른다는 점 역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지역 맞춤형 접근이 중요
웨어러블 기기는 항상 몸에 착용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센서 데이터에 기반한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신체 및 위치 정보뿐 아니라 사용자의 시선, 음성, 방향 등 행태와 관련된 다양하면서도 깊이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활용할 수 있는데요.
이에 따른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 문제와 데이터 확보, 활용에 따른 지역별 규제를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사용자 별 신체, 위치 정보가 해외 특정 기업에서 독점 활용되고 만약 해킹될 경우 재앙 수준에 가까운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웨어러블 시장의 특성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어떤 기업이 새롭게 부상하고, 어떤 제품이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어나갈지 기대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웨어러블 초기 시장을 형성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반된 분위기, 웨어러블이 일상화 되었을 때 우리 삶에 생길 변화에 대해 차차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