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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의 특허 달인, 이상석 팀장님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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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LG디스플레이 사보 – GOO:D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 그 성장의 바탕에는 자사만의 탄탄한 기술력이 있는데요. 그만큼 기술 관련 특허도 다량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LG디스플레이 내에서도 ‘특허 달인’으로 통하는 분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Min Max 기술 2팀 이상석 팀장님입니다. 입사 이래 18년간, 본인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온 ‘특허 달인’ 이상석 팀장님, 함께 만나볼까요?

Q.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요. 어느 정도인가요?

현재 국내 특허 80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해외 특허는 제외한 수치로 일본/미국 등 해외 특허가 포함되면 그 수는 더 늘어납니다. 한편, 기술이 오픈 되었거나, 기술 변경 등으로 유지하지 않는 건도 있습니다.

Q. 회사에서 특허를 출원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특허를 출원하면 특허 양도증을 작성합니다. 회사에 양도를 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특허를 출원할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회사에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말이지요.

Q. 대표적인 특허는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요?

대표적인 기술은 아래의 두 개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각의 기술에 속한 특허들이 많고요. (기술 하나 = 특허 하나 는 아닙니다. 장비 하나에도 많은 특허가 포함되거든요.)

1. VALC(Vacuum Alignment with Liquid Cristal Process, 합착 관련 장비)

2. MCSC(Machine Cycle and Signal Chart, 시간 관리 소프트웨어 시스템)

먼저, 1번은 말 그대로 Vacuum Alignment, 진공 합착을 이용한 것인데요. 이 명칭에 대한 상표권도 출원하게 되었어요. 과거에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들 때 합착한 뒤에 액정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패널을 제작 했습니다. 그러나 VALC는 액정을 먼저 도팅(Dotting)하고 진공 상태에서 액정을 바로 합착할 수 있도록 한 방법입니다. 덕분에 공정에 걸리는 TAT(Turn Around Time)를 2~3일에서 1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LG디스플레이에서 양산에 성공한 기술이지요.

2번 MCSC는 ‘장기 시간 관리 툴’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시간이라는 건 보이지 않은 무형의 요소이지요 그러나 설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개선하기 위해, 이 무형의 시간을 시각화해야 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이를 위해 단위 동작의 선후관계 및 동작 실행을 위한 선행 조건을 포괄적으로 나열한 Time based chart를 만들어 시스템화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제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Min Max 팀으로 이동하여 출원한 특허입니다.

Q. 합착 공정을 혁신적으로 개선하신 주인공이 이상석 팀장님이셨군요! 그 장비가 존재하기 전에는 합착 공정에 7시간 이상이 걸렸다고 들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18인치 LCD를 합착할 경우엔 24시간이 걸리지요. 그러나 VALC 장비로 인해 기판에 액정을 주입하는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노력한 끝에 달성한 성과 입니다. 저 혼자 한게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 했기에 가능했던 것이죠.

Q. 새로운 장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으셨을 것 같은데요.

그럼요. 생각하는 대로 모두 성공했으면 지금의 2배 정도의 특허 출원을 했을 겁니다. 결과가 예측했던 것과 완전히 다르게 나오면 실망감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초기에는 누가 먼저 하고 있는 기술이나 장비가 아니라 정말 새롭게 만들어 내야 하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또 실제 제품을 생산중인 공정에 피해를 주지 않고 테스트를 해야 하다 보니 그런 부분도 어려움이 있었죠. 어디 가서 기술을 배워올 수도 없었고요. 끊임없이 시도하고, 실패하고, 또 시도하고 성공도 했죠. 실패에서도 많이 배우고, 성공의 기쁨과 보람에서도 많이 배웠습니다. 이러한 맨땅에 헤딩하듯이 직접 부딪쳐본 경험들이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물론 회사의 적극적인 투자와 동료들의 존재 역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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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LG디스플레이 사보 – GOO:D

Q. 끊임 없는 도전은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습니다.

물론 힘들죠. 늘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문에 저는 ‘한발짝씩 나아가기’를 강조합니다. 처음부터 많은 양을 하려고 하면 지레 겁을 먹게 될 수 있습니다. 전체 양이 100이라고 하면 10씩, 20씩..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하면 됩니다. 그래서 100이 아닌 120, 140까지 달성하는 거죠.

처음부터 큰 실패를 겪으면 무너져버릴 수 있거든요. 결론은 작은 도전으로 성공의 경험을 쌓아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작은 부분부터 성공하고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훨씬 앞에 나와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Q. 성공의 경험이라는 것을 강조하시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특허를 어떻게 이렇게 많이 출원할 수 있었는지 물어보셨었죠? 어쩌다 하나 출원하게 되었는데 그게 그렇게 뿌듯하고 보람차고 즐거운 성과더군요. 성공을 하나 해보니 그 성공이 주는 의미와 기쁨, 그리고 스스로 느끼는 성취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어요. 그래 또 하나 더 해보자, 더 높은 목표도 달성해보자 이렇게 나아갈 수 있는 거죠. 성공의 경험은 이런 동기부여가 됩니다.

또, 성공을 하나 만들어 내려면 그 안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많은 실패를 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요. 어떻게 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지, 어떻게 생각하면 문제가 해결 되는지 이런 성공을 만들어본 경험이 노하우가 되고 다음 도전의 거름이 되는 거죠.

Q. 지금 계시는 Min-Max팀에서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Min’은 최소화한다는 뜻이고, ‘Max’는 최대화한다는 것이지요. 생산에 걸리는 시간과 손실을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최대화하자는 차원에서 자사는 Min-Max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MCSC도 이런 측면에서 Min Max팀에 와서 개발하게 된 시스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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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LG디스플레이 사보 – GOO:D

Q. 팀장님이 설비, 기계 전공이 아니라 화학 전공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시면서도 많은 것들을 공부하시고, 익히시죠?

네, 화학 전공이기 때문에 초반엔 소재 쪽을 많이 연구했었습니다. 장비에 대한 관심은 예전부터 있었고요. 그런데 기회가 와서 하다 보니 적성에 무척 맞아요. 저 자신도 놀랐고 다른 사람들도 신기해하더라고요. 하하.

제 분야만 보고 있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시야를 넓게 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기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어요. 장비를 개발 할 때도, 지금처럼 생산성 향상에 대해 고민할 때도 진공에서부터 진동, 통신, 광학, 모터 등 다양한 것들을 익혀서 접목해 오고 있습니다.

늘 다른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즐겁습니다.. 정체되고 고여있기보다는 물이 흐르듯이 시대에 맞춰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편이 자신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Q. 회사의 후배들에게, LG디스플레이 입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지식이 많고, 똑똑한 친구들은 참 많습니다. 하지만 결국 성과를 잘 내는 사원들을 보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동료들간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더라고요. 혼자서 해낼 수 있는 건 없습니다. 특히나 디스플레이라는 것이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고요. 많은 사람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팀웍과 소통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성공의 밑거름이죠.

뿐만 아니라,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자기 분야에서만 머물지 않고 관심의 폭을 넓혀가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내 분야만 보게 되면 100%는 달성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힘들 수 있습니다. 시야를 넓게 가지고, 내가 가진 지식을 다른 사람들의 지식과 융합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Q. 앞으로 LG디스플레이에서 또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 싶으신가요? 팀장님의 다음 목표가 궁금합니다.

지금 제가 속한 Min-Max팀은 생산적 향상 측면에서 많은 고민을 하는 팀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단위 시간당 세계에서 가장 생산을 많이 하는 LG디스플레이’가 되는데 힘을 보태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Min-Max를 벗어나 새로운 개선영역을 찾는 것도 생각하고 있지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회사를 위해, 그리고 저를 위해 더욱 좋은 방법들을 찾아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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