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전자신문 한주엽 기자

 

 요즘 새로운 전자기기로 뜨는 제품이 바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입니다. AR과 VR을 합친 융합 현실(MR:Mixed Reality)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각 기기가 구현하는 기능은 조금씩 다르지만 머리를 감싸는 형태라는 점, 디스플레이가 핵심 부품이라는 점은 공통 사항입니다.

 

▲누워서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소니의 HMD 기기 HMZ-T3W (출처: 소니 유튜브

 

HMD는 머리에 착용하는 일종의 비디오 플레이어입니다. 비디오 플레이어용 HMD는 소니 제품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누워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계로 생각하면 됩니다. 소니 외 엡손과 실리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등도 HMD 제품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해상도는 HD~풀 HD를 지원합니다. 향후 HMD는 장거리 비행기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장밋빛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주요 제조업체가 VR 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시장이 커질 수 있을지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소니는 3세대 HMD인 HMZ-T3W를 끝으로 2D 비디오 플레이어용 제품은 더 이상 내놓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입니다. 대신 플레이스테이션(PS)과 연동되는 PS VR 제품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죠.

 

▲ 양안시차를 활용해 원근감을 표현하는 스테레오스코픽 3D(S3D:Stereoscopic 3D) 방식을 채용하는 VR 기기 (출처: The Verge 유튜브)

 

VR은 가상현실을 만끽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오큘러스 리프트, 삼성전자 기어 VR, HTC 바이브, 구글 데이드림 VR이 대표 제품입니다. 그러나 하드웨어 기술 측면에서 VR 기기가 갈 길은 아주 멉니다. VR 기기는 모든 방향의 3D 그래픽 혹은 영상을 처리해야 하므로 상당히 높은 컴퓨팅 연산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연산 능력이 떨어져 프레임 속도가 낮아지면 몰입감이 덜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어 VR은 스마트폰을 장착해서 사용할 수 있는데, 높은 연산으로 인해 배터리를 활용한 연속 사용 시간이 25~30분으로 제한됩니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경우 PC와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인데 선 때문에 가상현실을 만끽하기가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디스플레이 해상도 문제는 해결해야 될 사안입니다. VR 기기는 양안시차를 활용해 원근감을 표현하는 스테레오스코픽 3D(S3D: Stereoscopic 3D) 방식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어 VR의 경우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 해상도의 절반 만을 지원합니다. 기본 해상도가 4K 정도는 지원돼야 풀 HD 영상을 볼 수 있는 것이죠. 작은 화면 면적에 이 같은 고해상도를 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국내 팹리스 반도체 업체 라온텍이 개발한 LCoS 방식 마이크로디스플레이

▲ 국내 팹리스 반도체 업체 라온텍이 개발한 LCoS 방식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출처: 전자신문)

 

이 때문에 최근에는 해상도를 높이기가 수월한 마이크로디스플레이 LCoS(Liquid Crystal on Silicon) 기술이 뜨고 있습니다. LCoS는 반도체 기술을 활용합니다. 반도체 웨이퍼를 자른 뒤 특수 거울과 액정을 올리는 구조인데요. 일반 액정표시장치(LCD)는 백라이트가 액정을 투과하는 방식이지만, LCoS는 상단에 배치된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특수 거울이 비스듬하게 반사합니다. 빛이 배선을 뚫고 나올 필요가 없으므로 개구율 확보 걱정이 없고, 작은 면적에 보다 촘촘하게 화소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LCoS 마이크로디스플레이 패널 기술은 과거 프로젝트 시장에서 주요 기술로 적용 논의가 이뤄지다 사장됐었습니다. 그러나 HMD와 AR, VR 기술이 뜨면서 고해상도,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 등으로 다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디스플레이를 탑재한 ‘See Thru Glasses’ 방식의 AR 헤드셋 ‘구글 글라스’ (출처: 위키피디아, Google Glass by Dan Leveille)

▲ 마이크로디스플레이를 탑재한 ‘See Thru Glasses’ 방식의 AR 헤드셋 ‘구글 글라스’ (출처: 위키피디아, Google Glass by Dan Leveille)

 

VR 헤드셋은 착용했을 시 앞을 볼 수 없는 ‘See Closed’ 방식입니다. 반면 AR은 기본적으로 ‘See Thru Glasses’ 방식입니다. 사물을 보면서 그 위로 가상의 그래픽 등을 더하는 식이죠. 구글 글라스가 대표적인 AR 헤드셋입니다. 안경 측면에 탑재된 별도 디스플레이 패널로 각종 정보를 표시합니다. 구글 글라스에 탑재된 마이크로디스플레이도 LCoS 기술을 활용합니다. 전문가들은 완전한 투명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되어야 AR 헤드셋이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프로모션용 냉장고나 하이엔드 가전 제품에 사용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투명도 100%에 가까운 투명 디스플레이 제작은 각종 투명 부품과 공정 개발 등이 병행되어야 하므로 지금 당장은 상용화되기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됩니다. 참고로 LG디스플레이는 이미 투과도 40% 이상의 투명 OLED를 선보인바 있습니다. 토니 스타크의 아이언맨 슈트는 100% 투과도(로 보이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각종 정보를 표시하는데요. 실제 이런 투과도 100% 투명 디스플레이가 나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 VR과 AR을 합친 개념인 MR 헤드셋, Meta 2 (출처: CNET 유튜브)

 

MR 기기는 AR과 VR을 합친 형태입니다. VR 기기에 카메라 모듈을 달아 AR 기능을 동시에 구현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가상의 공간에서 카메라가 나의 손발을 인식해 각종 인터렉션을 가능케 하는 것이 MR 기기의 기본 콘셉트입니다.

 

AR, VR, MR 기기는 모두 디스플레이가 주요 부품입니다.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탈은 2020년이면 VR 등을 포함한 HMD 기기의 연간 출하량이 2억 5000만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정도 수량은 PC(3억대 수준)나 스마트폰(연간 10억대 이상)과 비교해 많은 것은 아닙니다. 디스플레이 면적 또한 작기 때문에 패널 업계가 이 시장에 적극 대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VR 시장에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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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필진의 글은 LG디스플레이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오동근

    이런 세상이 다가오는군요…